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 정념회에 관한 원고를 쓰려니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다.

2005년도이었을 것이다. 큰 태풍과 폭우로 뒷산이 무너져 토사가 건물 안까지 밀려들어온 적이 있다. 지금은 병원 새 건물인데 당시에는 공장건물의 사무동이 있어서 일층은 호스피스 교육장과 숙소로 사용하고 2층은 법당과 집무실 그리고 공양간이 있었다. 그때 거사들이 모여 들어 토사를 며칠에 걸쳐 치웠던 기억이 난다.

 

대만의자제공덕회를 모델로 한 정념회

정념회는 2005930일 발족되었다.

원장스님이 당시 늘 다니던 봉사자들을 차 한 잔 하자고하여 많은 분이 저녁에 모여 들었다. 차를 마시다가 모임의 필요성을 말씀하시며 모임을 만들고 회칙을 정하게 되었다. 원장스님은 대만의자제공덕회를 잘 알고 있었고, ‘자제공덕회를 롤모델로 삼아 그런 봉사단체가 필요하다면서 단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지금의 정념회가 있기까지

그때 모였던 사람들은 충북 청원의 정토마을까지 달려가서도 봉사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부산, 마산, 대구, 울산, 포항 등 각기 사는 곳이 달랐지만 정토마을 홈페이지에서 서로 만나 일이 생기면 달려가고는 하였다.

원장스님이 지금의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들어선 울산 언양의 병원부지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입을 하였다 보니 늘 힘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멤버들은 청국장이나 메주 등을 만들어 팔아서 이익금을 보태기도 하고, 원장스님은 전국의 큰 행사가 있으면 다른 스님들과 함께 병원 건축에 대한 홍보를 위해 다녔다. 그럴때는 우리 회원들이 동참하여 스님이 쓰신 책도 판매하고 병원홍보 전단지도 돌리는 방법 등으로 후원자 발굴을 하기도 하였다. 그 회원들이 모여 지금의 정념회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도 정토마을 병원의 각종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정토마을의 모든 건물들이 난방이 되지만 그때는 드럼통에 나무를 넣어 난방을 하였다.

그래서 봄에는 공양간 앞의 텃밭을 일구고, 여름이면 비 피해가 있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하였고, 가을이면 뒷산에 올라가 땔감을 구해다가 장작을 만들어 쌓아 놓고, 겨울이면 김장을 하고, 장을 담그고……

한 해에 두 번 정도는 행사가 있었다. 산사음악회며 기공식 등등. 그때마다 밤을 새워가며 음식을 준비하고 다음날 배식과 정리정돈까지 하였다. 매월 둘째 일요일에는 법회를 보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원장스님이 직접 법문을 하였다. 모임 초기에는 회원이 60~70여명 정도 되어서 지금의 교육관이 꽉 찼었는데, 병원 건물의 건축이 시작되면서 공사기금을 마련하고자 원장스님은 차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전국을 다니시다 보니 법회를 챙기지 못하게 되었고, 그때의 회원들도 이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다 보니 지금의 활동인원은 크게 많지가 않다.

십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까닭

십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힘은 남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우리병원을 짓는다는 생각을 하였기에 꾸준히 이어져온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병원 준공과 개원이란 감격도 잠시 잠깐, 환자가 채워지지 않아 빈 병실이 많다는 소리에 안타까웠는데, 이제는 병실이 부족하다는 말에 안도하면서도 병실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들이 시설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토마을은 앞으로 병원도 증축해야 하고 법당불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다시 팔을 걷어붙여야 되겠다. 하지만 스님은 더 넓은 시야를 가지신 것 같다. “이제는 병원도 좋지만 아프리카나 물 없는 나라에 우물을 한 개라도 파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니 부응을 하도록 해야겠다.(2015.여름)

 

송봉관(현묵) 초대 정념회 간사, 현 부회장

입보리행론 제1장 보리심 공덕 찬탄품

보리심을 일으키면 성불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원력만이 아닌 진실된 마음으로 보리심을 일으키면 그때부터 마음이 편안해짐은 물론 인생 자체가 의미 있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의 고통이라는 이름마저도 소멸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결국 보리심은 궁극적으로 성불의 일체종지를 증득할 수 있는 인과의 종자가 되는 것입니다. 무량한 세월 동안 깊은 사유를 행하신 모든 부처님들께서 이 보리심의 유익함을 보시고, 이것으로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아주 쉽게 궁극의 안락을 얻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중생들은 고통을 여의기를 바라지만 오히려 고통 자체로 내달리고, 안락을 원하지만 무지로 인해 스스로 자기 안락을 원수처럼 부수어 버립니다.

축생을 포함한 세상의 모든 중생들은 고통을 싫어하고, 행복을 바라며 불행은 누구도 원치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번뇌의 힘에 의해 이끌려 다니기 때문에 한 가지 번뇌를 간신히 조복 받고 나면 그 다음에 또 다른 번뇌가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번뇌의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노력을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고통 속으로 내달리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탐욕을 내고 화를 내게 되면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화를 냄으로써 새로운 마음이 일어나 더욱 더 용기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화를 내는 원인 때문에 또 다른 업을 짓게 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탐욕과 욕심을 내다보면 이것쯤이야 내가 취해도 되지 않는가, 욕심을 좀 내도 되지 않겠는가 하고 자기 자신에게 자비로워지고 자신을 합리화 시킵니다. 탐욕으로 인해 또 다른 업을 짓게 되는 그런 원인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정도는 내가 자만을 가져도 된다는 자만심과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나 하는 자신을 북돋아 주는 용기가 생기는 것입니다. 질투심도 마찬가지입니다. 질투심을 내게 되면 누가 뒤에서 등을 떠미는 것처럼 더욱 더 질투의 힘이 커지고, 더욱더 그 마음을 크게 일으켜주는 번뇌의 도우미가 반드시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경쟁심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와 경쟁하는 라이벌 의식을 가지게 되면 더 정진력이 생깁니다. 그러나 사실상 그것들은 번뇌가 번뇌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고통을 원하지 않지만 악업에 의해 고통으로 내달리게 되는데 그런 악업의 힘에 의해 번뇌가 번뇌를 낳아 오히려 우리를 더 고통 자체로 내달리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단 보리심을 일으키고 난 후 자신이 악업과 번뇌로 인해서 고통 받은 경험들을 잘 관찰하고 분석함으로써, 그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하고, 그런 아집이 오히려 고통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업의 뿌리는 바로 아집과 악연이라고 했습니다.

 

입보리행론 제1장 보리심 공덕 찬탄품12

보리심이란 무량한 허공과 같이 무한한 중생들을 그 중생들 모두 나의 부모처럼 보고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하게 해줘야 되겠다는 마음을 내기 때문에 그 생각 자체는 한계가 없고, 선업은 끝이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간에 한계가 있는 선업의 마음을 가지고 선행을 쌓게 되면 그 과보가 한 번으로 끝이 나지만, 보리심의 나무는 항상 푸르러 끊임없이 열매를 맺고 시들지 않으며 잘 커나갑니다.

 

보리심 기도문

 

지극한 마음으로

··승 삼보에 귀의하오며,

무지무명으로 지었던 지난 과거의 모든 잘못들을 진정으로 참회하오며,

앞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반야의 지혜와 자비의 방편으로,

보리심을 일구며, 세세생생 보살도의 삶을 살겠습니다.

참회진언 :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 (3)

발보리심 진언 : 옴 보디지땀 우뜨 빠다야미 (3)

원하옵나니,

이러한 공덕이 일체에 두루 하여

나와 모든 중생들이 극락세계에 왕생하고,

무량수 무량광 아미타 부처님을 뵈어,

다 함께 성불하여 지이다.

 

정토마을 후원 가족들과 저희들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에 귀의하여 배우고 선업을 닦아서

나의 생각 가는대로 착각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이며, 나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서 다른 생명을 해치지 않을 것이며, 나의 양심을 속이고 다른 사람이 상처받는 나쁜 말을 하지 않을 것이며, 내가 비록 가진 것이 많지 않다 하더라도 마음을 가난하고 인색하게 내지 않을 것이며, 내가 바르게 노력한 만큼 필요한 것을 적절히 취할 것입니다.

이러한 서원의 기도를 부처님 전에 올립니다.

 

-능행 합장

 

진정한 구도자, 이 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20여년 이라는 시간을 오직 치유할 수 없는 병에 걸린 이들을 위해 바치신 분, 바로 능행스님이시다. 스님을 처음 만나 뵌 건 방송회의 차 자재요양병원을 찾아가서였다.

 

죽음에 대해 평소 생각해본 적 없던 나는 처음 ‘지금 이 순간’ 이라는 프로그램의 작가를 맡게 됐을 때 사실 걱정이 먼저 앞 섰다. 누구나 죽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무섭고 두려운 느낌이 들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죽음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능행스님을 만나기 전인 불과 몇 달 전까지, 20대의 난 그렇게 생각했다.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곳이었다. 병원을 이야기하면서 아름답다는 표현이 조금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내가 그 곳에서 느낀 것은 그 표현이 딱 알맞은 것 같다. 하나같이 밝은 미소를 띄고 계시던 호스피스 봉사자 분들, 심지어 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계실 오가는 환자분들의 표정에서 더는 아픔이 아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든 회의를 마치고 능행스님은 PD님과 나를 임종을 앞두신 한 보살님이 계신 곳으로 인도하셨다. 병실 안, 침상 위에 누워 계신 보살님은 암 환자이신 듯 했다.

방송을 통해서나 본 모습처럼 무척이나 야위셨고, 마치 돌아가신 것처럼 잠들어 계셨다. 하지만 스님은 그 분이 아직 떠나신 게 아니라고 했다. 임종하시는 분의 모습을 처음 본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마음속으로나마 그 분의 극락왕생을 발원했다. 그런데 그 분의 얼굴을 본 순간,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표정이 저렇게 편안해보이시는 걸까?’

죽음에 대한 어떤 두려움, 공포, 슬픔 등의 느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마치 행복한 여행을 떠나시는 것처럼 그 분은 그런 표정으로 편안히 누워계셨다.

 

병실을 나와 점심공양을 하기 위해 가려다가 한 젊은 보살님을 만났다. 많이 운 듯한 눈에 잠을 주무시지 못한 것 같은 얼굴을 보아 환자의 보호자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보살님을 따라 들어간 한 병실, 그 곳엔 얼핏 보아도 20대로 밖에 보이지 않는 남자 환자분이 침상에 누워 계셨다.

‘내 또래인 것 같은데 저렇게 젊은 사람이 왜 이 곳에……’나는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능행스님은 누워 있는 환자의 손을 잡으시고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셨고, 환자분은 스님께 마치 “괜찮아요.”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환자분의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자식을 먼저 보내야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느껴져서였을까? 안타까움에 가슴이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 날, 자재요양병원을 가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능행스님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어쩌면 아직도 죽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난 죽음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능행스님을 만나고,‘지금 이 순간’작가인 지금의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

그 언젠가 죽음이 내 앞에 다가왔을 때 나는 웃으며 말할 것이다.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잘 살다 떠난다고……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우리들 인생이고, 누구나 죽음은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나는 현재 건강한 것에 감사하고 지금 이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면서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고 싶어졌다. 누군가가 말했듯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그렇게.[2014.봄]


김윤지BBS불교방송 작가

잠은 편히 주무시고 계신지요?

지난 번 뵈었을 때 밤낮으로 잠을 잘 못 주무신다는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 아침 맞은 햇살의 느낌은 어떠셨는지요?
오늘 아침 맞은 공기와 바람의 온도는 어떠셨는지요?
오늘 아침 만난 분들은 어떤 모습들이었는지요?

 

테라피를 하고 오면 문득문득 뵈었던 분들이 오늘은 어떠실까 떠올려지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저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낮게 속으로 몇 번씩 불러봅니다.

 

그냥 오늘 아침 보살님 안부가 조금 더 궁금해졌고 꼭 전하고 싶은 제 마음이 있어서 적어 보내봅니다. 늘 그곳을 다녀오면,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길게는 1년, 짧게는 단 한번 여기서 만나게 되었을까 되돌아봅니다. 불법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깨친 것이 있다면 내 밥상에 오르는 밥 한 톨, 콩나물 한 가닥, 늘 입는 옷이 내 몸에 걸쳐지기까지 만인의 노고와 땀이 녹아들어 있다는, 그래서 천지 만물의 은혜로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보살님 옆에 계신 어르신은 의성에서 마늘 농사를 지으셨다지요?

 

어쩌면 제가 그 분이 지으신 마늘 한쪽을 먹었을지 모르는 일이고, 맞은편에 계셨던 스님은 늘 중생들을 위한 기도를 해주셨기에 그 기도가 인연되어 그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으라고 뵙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곤 합니다. 보살님과의 인연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번 제게 불교의 핵심 교리를 말해주시고는 종범스님 설법을 권해주셨지요.

 

아마도 불법 제대로 배워서 법에 따라서 똑바로 살라는 그 가르침을 주시려고 뵙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주말에 종범스님 설법을 찾아 들어보면서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본질을 보도록 해주시는 성성한 법문이 참으로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한번 보살님 모습이 떠오르고 비록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뵙게 되었지만 인연됨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어 혼자서 눈물을 닦았습니다. 법을 전해주시는 또 한분의 선배 도반으로서, 스승으로서의 인연이 보살님과 저의 참으로 귀한 인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보살님은 제게 돌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받는 분의 심리적, 육체적 컨디션을 주의 깊고 세심하게 살피기보다 내 추측에 이렇게 해드리면 좋지 않을까하고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불편함을 드렸을까를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보살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공부 제대로 해서 잘 쓰이겠습니다. 

때때로 넘어지더라도 고통 속 연꽃의 법향을 전해주신 보살님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꾸준히 정진하겠습니다.

 

많이 힘드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두손 모으는 일 뿐입니다. 멀리서 보살님 위해 두 손 모아 부처님께 기도 올립니다. 아미타부처님 자비의 빛이 함께 하셔서 이 순간 그저 평안하소서 _()_

 

2018년 5월 24일. 손재선 두 손 모아 드림 _()_

 

※손재선 님은 호스피스병동에 아로마테라피를 통해 환자 돌봄을 해주시고 계시는 요법강사님이자 호스피스전문 자원봉사자입니다. 강사님께서 환자와 나눈 아름다운 소통을 많은 이와 나누고 싶어 두 분께 허락을 구하고 편지를 실어봅니다. 이 편지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아름다운 순간을 만드는 이 공간에 함께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쁨과 인연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느낌들이 올라오시나요? 지금 여러분의 공간에도 아름다운 순간들이 항상 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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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 은 다학제적팀으로 구성되어

더 이상 치유될 수 없는 말기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인적 돌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토마을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 역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적돌봄가, 자원봉사자가 함께

다학제적 팀을 이루어 환자의 신체적 통증은 물론,

#증상조절 과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학제적 팀 중에서도 환자와 가장 오랜시간을 머무르며,

그들의 몸과 마음의 통증을 살피게 되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바로,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의 간호사들 입니다.

환자와 보호자를 돌보는 그들의 마음을 한 번 살펴볼까요?

회진 중

Q 1. 일하며 가장 힘들 때는?

┃환자가 힘들어 할 때 진통제 외 다른 방법이 없을 때 _김영옥

┃환자가 힘들어 할 때 (삶의 희망을 가지고 계실 때) _천귀희

┃환자의 욕구와 해줄 수 있는 것이 상이할 때 _이진원

┃환자들이 힘든 모습을 볼 때 (특히 호흡곤란) _이지유

┃처치에 한계가 보일 때, 환자나 보호자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그로인해 내 자신도 육체적으로 힘들 때 _김은정

┃의식이 또렷하며 숨찬 증상(호흡곤란)을 호소 할 때 수면 진정제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때 _이경화

Q 2. 내가 하는 일이 가장 보람있게 느껴지는 순간?

┃환자 또는 보호자께서 우리병원에 입원하길 잘했다는 표현을 할 때,

임종 후 보호자가 감사하다는 표현을 할 때 _김영옥

┃환자가 마지막을 편안한 모습으로 가실 때 _천귀희

┃환자가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때 _이진원

┃환자들이 편안히 지낼 때 _이지유

┃내가 한 간호행위에 대해 만족해 할 때 _김은정

┃임종 후 장례식장으로 떠날 때 보호자가 “감사하다. 이곳에서 행복했었다.”고 이야기 해줄 때 _이경화

환자 우울감 환기 이벤트 중

Q 3. 우리병원이 특별하다 생각되는 점은?

┃의료인과 영적돌봄가(스님), 사회복지사의 차별화된 Care _김영옥

┃임종실과 가족실이 있어서 좋다, 호스피스병동 직원들이 환자·보호자께 최선을 다 하는 모습 _천귀희

┃임종실 시설이 타 병원에 비해 좋은 것 같다 _이진원

┃스님들이 많이 계심 _이지유

┃불교 최초 호스피스 _김은정

┃임종 후 8시간 머무르는 임종 후 의식과 24시간 언제나 영적·심리적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영적돌봄가가 상주한다는 것 _이경화

Q 4. 우리 병동에 대한 느낌을 다섯글자로 표현하면?

┃일생의 정리 _김영옥

┃쉬어가는 곳 _이지유

┃정리하는 곳 _천귀희

┃혼자가 아냐 _김은정

┃마지막 쉼터 _이진원

┃운명교향곡 _이경화

사별가족모임 '별아람' 중

Q 5.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초심을 생각해 보자 _김영옥

┃늘 애쓰며 잘하고 있다. _천귀희

┃잘하고 있다. 힘들면 쉬어가라. _이진원

┃당장 내일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 _이지유

┃좀 더 이해하기, 수용하기, 배우기 _김은정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거 미루지 말고 하자 _이경화

 

편집호스피스병동 전담 사회복지사 임주은

 

http://jajae-hospital.com

 

 

 

호스피스 병동에는 수많은 별들이 존재한다.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별들이 사라졌다 나타난다.

말기 암환자가 통증과 고통 안에서 쉼표를 찍고 방문하는 곳이 호스피스 병동이다. 말기암 환자들은 진단 받은 후 육체적 치료에 몰입하다 보니 마음은 뒷전 이었다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닌다. 어찌 육체만 돌본다고 마음까지 치유된다고 할 수 있겠는가.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에서는 몸과 마음을 모두 돌보는 곳이다. 몸에 집중하느라 삶의 의미를 놓쳐 버린 상실된 마음과 그동안 “왜 하필 나인가?”에 대한 분풀이도 이곳에서는 충분히 토해 낼 수 있다. 왜냐하면 이곳은 위기에 처한 분들을 사랑으로 품어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느 작가가 이런 글을 써 내려갔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한 여성이 충격을 받고 심한 슬픔과 분노에 사로 잡혔다.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영적 스승에게 조언을 청하자 스승이 말했다. “그것을 그렇게 큰일로 만들지 말아요.” 암에 걸린 것은 불행한 사건이지만, 그것을 스스로 더 크게 확대시켜 자신을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다. 암은 자신의 일부일 뿐 전부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암에 대한 생각을 내려놓자 두려움과 싸우던 에너지가 생명력으로 바뀌어 스스로 치유하기 시작한다.

 

위 글을 읽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그토록 고통에만 중점을 두고 해결하려 했던 지난 시간에 대하여 깊이 사유 할 수 있었던 글이었다. 호스피스팀원들은 위기에 처한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 안정감을 갖고 혼란스럽고 힘든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학제팀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적돌봄가, 자원봉사자)은 전문성을 갖추고 때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증상과 마음의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그들과 함께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뤄질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있어 좀 더 희망을 가져 보려하는 환자에게는 희망의 요구를 있는 그대로 경청하려 노력한다. 이곳은 자신의 삶 자체를 인생수업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인생수업은 참으로 값지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문득 살아있는 나에게 답을 알렸다. 누군가 나를 고통으로 상상하기 이전에 나는 오늘 무척 행복하다. 우리 모두 주문처럼 매일 외워야 할 문장인 것 같다. 

 

능인 │ 자재요양병원 영적돌봄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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