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새벽부터 어둠이 내릴 때 까지 운다.

 

매미의 일생은 며칠이지만 그 며칠의 여정에 존재로서 해야 하는 일을 마치고 7년 동안 숙면을 위하는 것 같다.

 

작은 곤충도 그러한데 하물며 인간, 특히 출가한 사문의 길을 가는 내 입장은 가장 어두운 곳, 그 곳에 작은 등불이라도 되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20세기가 저무는 그때 "정토"맑고 깨끗한 땅, 정토마을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정토마을은 붓다의 자비실천을 원력으로 삼아 질병과 죽음 그 사이에서 발생되는 고통들을 돌보고, 안전하고 평화로운 죽음에 그 가치를 두면서 인류가 공존과 공생을 통하여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정토를 구현하는데 그 목적을 두었다.

 

정토마을은 위와 같은 목적을 실천하기 위해 '의료'와, '임상교육'이라는 두 가지의 방법을 선택하였고, 인간이 겪어 내야하는 영적고통완화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해 나가기로 했다.

 

2000년 1월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시설을 청주에 준비하여 매년 100여 명이 넘는 호스피스환자의 죽음을 13년간 돌보았고, 그 시작은 현재 울산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측면의 임상교육이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마하보디교육원에서 이루어지고, 그 자원들은 또 다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에 기여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정토마을 공동체의 가치이며 영성이다.

 

1997년부터 이루어진 기부와 모금이 정토마을 공동체가 수행하는 모든 분야의 밀알이 되어 주었다.

조건없는 헌신이 담겨진 기부와 자원봉사는 현재 국경없는 민들레가 되어 해외의료봉사로 이어지고 있고, 그렇게 정토마을은 의료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으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조금씩 확장되어가고 있다.

 

붓다께서 2700년 전 인도 기원정사라는 사찰 안에 열반당이라는 호스피스시설을 지어 죽어가는 환자를 직접 보살펴드렸고, 21세기에는 정토마을공동체 사람들이 붓다의 유지를 받들어 죽어가는 이들을 보살펴주고 있다.

 

지금 정토마을은 좀 더 많은 이들, 가난한 나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질병과 죽음에 관여하여 그들의 마지막 삶의 질과 죽음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길을 모색하고 있다.

 

정토마을 공동체에서 함께 일하는 모두는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가치를 가지며, 그 의미를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진 않았지만, 풍요를 잃지 않는 지혜로 살아감에 만족할 줄 아는 삶을 배우고 있다.

 

이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정토마을 공동체 가족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며 특히 호스피스에 마음 기우려 주시는 모든 분들께 더욱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함께 우산을 쓰고 가는 이 길에 폭우가 내려도 나는 당신이 곁에 있어 더욱 힘이 납니다.

 

-능행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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