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호스피스협, 10월25일
창립 10주년 기념식 개최
세미나·봉사자 시상식 등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가 지난 10년의 여정을 조명하고 앞으로 불교호스피스의 나아갈 길에 마음을 모으는 법석을 마련했다.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협회장 능행 스님)는 10월25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식 및 호스피스 세미나 삶, 사람’<사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전국에서 활동하는 불교호스피스 봉사자들을 격려하고 불교호스피스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토대로 마련됐다.

협회장 능행 스님은 “호스피스를 실천하는 우리는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는 누군가의 종착역에서 삶을 놓고 떠나가는 이의 차가워지는 손을 잡아주며 식어가는 그의 마음을 품어안고 저녁마다 서쪽바다에서 피어나는 불꽃같은 삶을 살아내고 있다”며 “여러분이 실천하는 이 보살행은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의 길이다. 누구나 갈수있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이 길을 기꺼이 가고 있는 여러분의 고귀한 선행에 찬탄한다”고 봉사자들을 격려했다.

 

스님은 이어 “불교호스피스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많은 스님들과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호스피스협회 10주년이라는 오늘을 맞이하게 됐다”며 “사회적 고통과 특히 더 이상 치유할 수 없는 질병으로 발생하는 다차원적인 영적고통을 완화하고 보다 더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불교호스피스협회의 노력에 격려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협회 고문 지현 스님은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가장 고통스럽고 가장 두려워하는 임종환자들 곁에서 그분들을 행복한 세계로 인도하는 호스피스 봉사자, 관계자 모두가 이 시대의 보살이자 꽃이며 생명의 희망”이라고 치하했다.

최윤선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 이사장은 “불교호스피스는 우리의 정서와 문화에 맞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며 “앞으로도 자비심과 사랑으로 환자를 돌보고 용기와 지혜로 모든 일들을 헤쳐나가 달라. 완화의료학회도 제도나 각종 세미나 등과 관련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 앞서 진행된 세미나 ‘삶, 사람’은 공연을 통해 불교호스피스를 이해하고 삶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백문 김기종의 찻잎, 대금, 소연주 등을 시작으로 살풀이춤(조현화), 연극하는사람들의 장작극 ‘무제-생으로부터의 침몰’ 등이 감동을 선사했다.

이어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영적돌봄가팀이 조계종 포교원장상을, 부산지부 환희호스피스봉사단 부산대병원팀이 The아름다운사람 봉사상 단체부문을, 울산지부 최정순 봉사자가 개인부문에 선정돼 수상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출처 :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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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자비와 지혜를 바탕으로 행복한 삶과 평온한 죽음을 돌봅니다.동행,돌봄,배웅

kbha.kr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 정념회에 관한 원고를 쓰려니 문득 생각나는 일이 있다.

2005년도이었을 것이다. 큰 태풍과 폭우로 뒷산이 무너져 토사가 건물 안까지 밀려들어온 적이 있다. 지금은 병원 새 건물인데 당시에는 공장건물의 사무동이 있어서 일층은 호스피스 교육장과 숙소로 사용하고 2층은 법당과 집무실 그리고 공양간이 있었다. 그때 거사들이 모여 들어 토사를 며칠에 걸쳐 치웠던 기억이 난다.

 

대만의자제공덕회를 모델로 한 정념회

정념회는 2005930일 발족되었다.

원장스님이 당시 늘 다니던 봉사자들을 차 한 잔 하자고하여 많은 분이 저녁에 모여 들었다. 차를 마시다가 모임의 필요성을 말씀하시며 모임을 만들고 회칙을 정하게 되었다. 원장스님은 대만의자제공덕회를 잘 알고 있었고, ‘자제공덕회를 롤모델로 삼아 그런 봉사단체가 필요하다면서 단체를 만들게 된 것이다.

 

지금의 정념회가 있기까지

그때 모였던 사람들은 충북 청원의 정토마을까지 달려가서도 봉사를 하던 사람들이었다.

부산, 마산, 대구, 울산, 포항 등 각기 사는 곳이 달랐지만 정토마을 홈페이지에서 서로 만나 일이 생기면 달려가고는 하였다.

원장스님이 지금의 정토마을 자재요양병원이 들어선 울산 언양의 병원부지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입을 하였다 보니 늘 힘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멤버들은 청국장이나 메주 등을 만들어 팔아서 이익금을 보태기도 하고, 원장스님은 전국의 큰 행사가 있으면 다른 스님들과 함께 병원 건축에 대한 홍보를 위해 다녔다. 그럴때는 우리 회원들이 동참하여 스님이 쓰신 책도 판매하고 병원홍보 전단지도 돌리는 방법 등으로 후원자 발굴을 하기도 하였다. 그 회원들이 모여 지금의 정념회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도 정토마을 병원의 각종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지금은 정토마을의 모든 건물들이 난방이 되지만 그때는 드럼통에 나무를 넣어 난방을 하였다.

그래서 봄에는 공양간 앞의 텃밭을 일구고, 여름이면 비 피해가 있지 않도록 배수로를 정비하였고, 가을이면 뒷산에 올라가 땔감을 구해다가 장작을 만들어 쌓아 놓고, 겨울이면 김장을 하고, 장을 담그고……

한 해에 두 번 정도는 행사가 있었다. 산사음악회며 기공식 등등. 그때마다 밤을 새워가며 음식을 준비하고 다음날 배식과 정리정돈까지 하였다. 매월 둘째 일요일에는 법회를 보고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원장스님이 직접 법문을 하였다. 모임 초기에는 회원이 60~70여명 정도 되어서 지금의 교육관이 꽉 찼었는데, 병원 건물의 건축이 시작되면서 공사기금을 마련하고자 원장스님은 차안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전국을 다니시다 보니 법회를 챙기지 못하게 되었고, 그때의 회원들도 이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다 보니 지금의 활동인원은 크게 많지가 않다.

십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까닭

십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힘은 남의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우리병원을 짓는다는 생각을 하였기에 꾸준히 이어져온 것이란 생각이 든다. 병원 준공과 개원이란 감격도 잠시 잠깐, 환자가 채워지지 않아 빈 병실이 많다는 소리에 안타까웠는데, 이제는 병실이 부족하다는 말에 안도하면서도 병실을 필요로 하는 모든 분들이 시설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정토마을은 앞으로 병원도 증축해야 하고 법당불사도 이루어져야 한다. 이제 다시 팔을 걷어붙여야 되겠다. 하지만 스님은 더 넓은 시야를 가지신 것 같다. “이제는 병원도 좋지만 아프리카나 물 없는 나라에 우물을 한 개라도 파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니 부응을 하도록 해야겠다.(2015.여름)

 

송봉관(현묵) 초대 정념회 간사, 현 부회장

잠은 편히 주무시고 계신지요?

지난 번 뵈었을 때 밤낮으로 잠을 잘 못 주무신다는 말씀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오늘 아침 맞은 햇살의 느낌은 어떠셨는지요?
오늘 아침 맞은 공기와 바람의 온도는 어떠셨는지요?
오늘 아침 만난 분들은 어떤 모습들이었는지요?

 

테라피를 하고 오면 문득문득 뵈었던 분들이 오늘은 어떠실까 떠올려지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저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낮게 속으로 몇 번씩 불러봅니다.

 

그냥 오늘 아침 보살님 안부가 조금 더 궁금해졌고 꼭 전하고 싶은 제 마음이 있어서 적어 보내봅니다. 늘 그곳을 다녀오면, 우리는 어떤 인연으로 길게는 1년, 짧게는 단 한번 여기서 만나게 되었을까 되돌아봅니다. 불법을 공부하면서 제가 가장 크게 깨친 것이 있다면 내 밥상에 오르는 밥 한 톨, 콩나물 한 가닥, 늘 입는 옷이 내 몸에 걸쳐지기까지 만인의 노고와 땀이 녹아들어 있다는, 그래서 천지 만물의 은혜로 내가 숨 쉬고 살아가는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보살님 옆에 계신 어르신은 의성에서 마늘 농사를 지으셨다지요?

 

어쩌면 제가 그 분이 지으신 마늘 한쪽을 먹었을지 모르는 일이고, 맞은편에 계셨던 스님은 늘 중생들을 위한 기도를 해주셨기에 그 기도가 인연되어 그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갚으라고 뵙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곤 합니다. 보살님과의 인연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번 제게 불교의 핵심 교리를 말해주시고는 종범스님 설법을 권해주셨지요.

 

아마도 불법 제대로 배워서 법에 따라서 똑바로 살라는 그 가르침을 주시려고 뵙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주말에 종범스님 설법을 찾아 들어보면서 군더더기 없이 명료하고 본질을 보도록 해주시는 성성한 법문이 참으로 선명하게 다가왔습니다. 또 한번 보살님 모습이 떠오르고 비록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뵙게 되었지만 인연됨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어 혼자서 눈물을 닦았습니다. 법을 전해주시는 또 한분의 선배 도반으로서, 스승으로서의 인연이 보살님과 저의 참으로 귀한 인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보살님은 제게 돌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받는 분의 심리적, 육체적 컨디션을 주의 깊고 세심하게 살피기보다 내 추측에 이렇게 해드리면 좋지 않을까하고 했던 행동들이 얼마나 일방적이고 불편함을 드렸을까를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보살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공부 제대로 해서 잘 쓰이겠습니다. 

때때로 넘어지더라도 고통 속 연꽃의 법향을 전해주신 보살님 생각하며 방일하지 않도록 노력하며 꾸준히 정진하겠습니다.

 

많이 힘드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두손 모으는 일 뿐입니다. 멀리서 보살님 위해 두 손 모아 부처님께 기도 올립니다. 아미타부처님 자비의 빛이 함께 하셔서 이 순간 그저 평안하소서 _()_

 

2018년 5월 24일. 손재선 두 손 모아 드림 _()_

 

※손재선 님은 호스피스병동에 아로마테라피를 통해 환자 돌봄을 해주시고 계시는 요법강사님이자 호스피스전문 자원봉사자입니다. 강사님께서 환자와 나눈 아름다운 소통을 많은 이와 나누고 싶어 두 분께 허락을 구하고 편지를 실어봅니다. 이 편지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 아름다운 순간을 만드는 이 공간에 함께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쁨과 인연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한 느낌들이 올라오시나요? 지금 여러분의 공간에도 아름다운 순간들이 항상 하고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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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딱지’라는 상실의 여정을 잘 표현한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의 주인공인 아이는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둘이 살아 가는 과정에서 우리를 두고 간 엄마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며 엄마를 잊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엄마를 잊지 않기 위해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게 집 안의 창문을 다 닫아 놓고, 엄마 목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게 귀를 막고 입을 다문다. 엄마 목소리를 듣기 위해 무릎에 난 상처를 자꾸 뜯는다. 그러다 할머니가 오셔서 엄마는 네 가슴 오목한 곳에 영원히 있다고 가르쳐 준다. 비로소 아이는 편안히 잠을 잘 수 있게 되고 무릎딱지엔 새 살이 돋아나 매끈해진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말한 죽음을 맞는 환자의 5단계(부정, 분노, 우울, 타협, 수용)가 상실의 과정을 겪는 아이에게서도 거의 그대로 나타난다. 아이의 눈을 빌려 쓴 그림책 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감동이다.

죽음은 어찌 보면 남은 사람의 몫이 더 크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호스피스 병동에서 실시하고 있는 사별가족의 모임인 ‘별아람’이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다시 오고 싶지 않을 장소이기도 하겠지만, 어느 분에겐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할 것이고 비슷한 상처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기도 할 것이다.

제11회 ‘별아람’모임에서 이 책을 읽어 드렸다. 모두의 마음이 먹먹해졌고 사별가족은 눈물을 흘리셨다. 눈물을 시작으로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셨다. ‘저녁에 내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없는 것이 제일 쓸쓸해요.’ ‘지금도 어디 여행 가신 것 같아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로 모릅니다.’ ‘부모보다 남편을 잃었을 때가 더 힘든 것 같아요.’ 등등 이 곳에서 자신의 상실감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해 같이 기도해 주고 함께 추억할 수 있는 곳.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편안한 곳.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따뜻한 곳. 그래서 ‘별아람’ 사별가족모임은 참 소중하다. 그리고 그 곳에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

윤정숙 독서치유사


독서치유사 윤정숙님은 정기적으로 호스피스병동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 책과 시를 통해 당신들의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도록 지지해주시는 호스피스전문봉사자이자 요법치료사입니다. 윤정숙님처럼 환자와 보호자들의 상실감을 어루만지고 삶의 의미를 함께 찾아가는 역할을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정토마을호스피스병동에선 연2회 호스피스전문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나의 시간과 재능을 다른 이와 나누는 경험을 통해 보다 나은 삶의 의미를 가져보시는 건 어떠신지요.

http://www.jajae-hospital.com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원무부장 채용 합니다... 직책 : 원무부장 2. 원무행정 경력자.. 2017.07.28

www.jajae-hospital.com

 

 

호스피스 봉사

 

경주 동국대 봉사갔을 때

50대 위암 말기 남자환자

죽음의 문턱에서 헤매고 있었다.

부인이 안타까워하는 것은

없는 집 장남으로 태어나 모진고생 끝에

동생들 뒷바라지 끝내고 자식들 다 잘 키워놓고

이제야 살만한데 암이란 게 달라붙어

세상을 마감할 날만 기약 없이 기다릴 뿐

그의 아내 안타까워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 달이 지난 후 한통의 전화

여보세요. 아주머니, 우리 아저씨 가셨어요.

아이고, 예 서운하시지요.

모든 것 다 정리하고

아줌마 생각나서 전화 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잠깐 내가 행복하고 싶어서 한 일일 뿐인데

봉사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음성 꽃동네 갔을 때 지체장애 아동 병동, 여덟살 박이 여자아이

걷지도 못하고 기어 다니는데

이틀간 대리모 교실에 공부하러 갈 때 물리치료 갈 때 따라다니며

오히려 내가 정을 받아서 정이 많이 들었다.

꼭 안으며 엄마 엄마 볼에 뽀뽀 세례까지

떠나올 때 옷자락을 잡고

엄마 가지마.

엄마의 정이 목말라 엄마의 품이 그리워...

떠나오면서 뒤돌아서 얼마나 울었는지

3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모습 생각하면 가승이 찡...

 

봉사하기보다 내가 봉사받는 기분

내가 행복해지니까 말이다.

봉사라는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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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1년 여름, 진말숙 보살님께서 봉사 소감을 정토마을 계간지에 실어주신 내용입니다.

 

https://youtu.be/wFgX-RfC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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