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forms.gle/kFMDHseMyQAYaAdg6

 

나도 정토마을 민들레 : 정토마을에 가족이 되어주세요.

아니오, 괜찮습니다.

docs.google.com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 엄마.

엄마의 죽음으로 상처를 입은 소년이 그 상처를 #치유 해나가는 과정을,

그 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그림책 #무릎딱지

"

나는 엄마의 냄새를 잊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엄마 냄새는 자꾸 사라진다.

나는 엄마 냄새가 새어 나가지 않도록 집 안의 창문들을 꼭꼭 닫았다.

아빠는 투덜댔다. 지금은 여름이고,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거기다 아빠는 이제 나한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니까.

"

- 책 '무릎딱지' 중에서...-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호스피스병동에는

떠날, 그리고 남겨질 소중한 가족이

지나온 삶을 회고하고,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하며

함께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 중에 있답니다.

우리의 삶에서 #상실 은 누구나 겪게되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과정은 고통과 슬픔이 동반하지요.

무더운 여름날에 엄마냄새를 잊지 않기위해 창문을 꼭 닫아버린 남자아이.

소년의 앞으로의 여정이 궁금하시다면?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로비에 들려

무더위도 식히고 무릎딱지 그림책도 읽어보아요.

2019년 7월 22일 부터 7월 30일 까지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로비 입구에서 무릎딱지 그림책 전시회를 진행합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 은 다학제적팀으로 구성되어

더 이상 치유될 수 없는 말기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전인적 돌봄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정토마을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 역시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적돌봄가, 자원봉사자가 함께

다학제적 팀을 이루어 환자의 신체적 통증은 물론,

#증상조절 과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완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학제적 팀 중에서도 환자와 가장 오랜시간을 머무르며,

그들의 몸과 마음의 통증을 살피게 되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바로,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의 간호사들 입니다.

환자와 보호자를 돌보는 그들의 마음을 한 번 살펴볼까요?

회진 중

Q 1. 일하며 가장 힘들 때는?

┃환자가 힘들어 할 때 진통제 외 다른 방법이 없을 때 _김영옥

┃환자가 힘들어 할 때 (삶의 희망을 가지고 계실 때) _천귀희

┃환자의 욕구와 해줄 수 있는 것이 상이할 때 _이진원

┃환자들이 힘든 모습을 볼 때 (특히 호흡곤란) _이지유

┃처치에 한계가 보일 때, 환자나 보호자에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을 때,

그로인해 내 자신도 육체적으로 힘들 때 _김은정

┃의식이 또렷하며 숨찬 증상(호흡곤란)을 호소 할 때 수면 진정제 외에 다른 방법이 없을 때 _이경화

Q 2. 내가 하는 일이 가장 보람있게 느껴지는 순간?

┃환자 또는 보호자께서 우리병원에 입원하길 잘했다는 표현을 할 때,

임종 후 보호자가 감사하다는 표현을 할 때 _김영옥

┃환자가 마지막을 편안한 모습으로 가실 때 _천귀희

┃환자가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때 _이진원

┃환자들이 편안히 지낼 때 _이지유

┃내가 한 간호행위에 대해 만족해 할 때 _김은정

┃임종 후 장례식장으로 떠날 때 보호자가 “감사하다. 이곳에서 행복했었다.”고 이야기 해줄 때 _이경화

환자 우울감 환기 이벤트 중

Q 3. 우리병원이 특별하다 생각되는 점은?

┃의료인과 영적돌봄가(스님), 사회복지사의 차별화된 Care _김영옥

┃임종실과 가족실이 있어서 좋다, 호스피스병동 직원들이 환자·보호자께 최선을 다 하는 모습 _천귀희

┃임종실 시설이 타 병원에 비해 좋은 것 같다 _이진원

┃스님들이 많이 계심 _이지유

┃불교 최초 호스피스 _김은정

┃임종 후 8시간 머무르는 임종 후 의식과 24시간 언제나 영적·심리적 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는

영적돌봄가가 상주한다는 것 _이경화

Q 4. 우리 병동에 대한 느낌을 다섯글자로 표현하면?

┃일생의 정리 _김영옥

┃쉬어가는 곳 _이지유

┃정리하는 곳 _천귀희

┃혼자가 아냐 _김은정

┃마지막 쉼터 _이진원

┃운명교향곡 _이경화

사별가족모임 '별아람' 중

Q 5.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하고 싶은 말?

┃초심을 생각해 보자 _김영옥

┃늘 애쓰며 잘하고 있다. _천귀희

┃잘하고 있다. 힘들면 쉬어가라. _이진원

┃당장 내일도 모르는 게 인생인데 하고 싶은 것 하고 살자... _이지유

┃좀 더 이해하기, 수용하기, 배우기 _김은정

┃무엇이든 하고 싶은 거 미루지 말고 하자 _이경화

 

편집호스피스병동 전담 사회복지사 임주은

 

http://jajae-hospital.com

 

 

 

개인성장을 위한 나의 목표는 일어나는 분노를 즉시 알아차리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완화시키는 것으로, 매일 10회 이상 거울을 보고 호탕하게 웃으며, 항상 눈을 크게 뜨고 미소를 지으며,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즉각 알아차리며, 우리 각자의 몸과 마음이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었다.

CPE 성찰 과정을 통해 성장과 변화를 얻기 위해 교육기간 동안 주로 운전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크게 웃는 연습을 했는데, 처음에는 소리도 잘 나오지 않았으며 내가 듣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어색했다. “웃으면 좋아진다.”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지만 개인 성장을 위한 첫 번째 목표로 웃는 것을 정했으므로 웃어서 좋아질 것으로 믿기로 했다. 처음에는 일부러 웃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웃음을 만들기 위해 주로 출퇴근 하면서 또는 마하보디교육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 운전 중에 다양한 종류의 소리를 내면서 또 고함을 지르면서 크게 웃으려고 노력했다. 왼손으로 핸들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허벅지나 운전대 선반을 치면서 흥을 돋우었다. 또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하면서 소리를 좀 낮추어 웃는 연습을 했으며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거울을 보면서 소리를 내지 않고 입을 활짝 벌리어 웃거나 미소를 짓는 연습을 했다. CPE교육이 끝나가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나의 얼굴이 매우 밝아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수 있고 나 자신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도 어느 강도의 표정으로 웃고 있는가를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아침에 공원을 산책 중에도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걸어가는 자신을 보면서 흐뭇해하기도 하며, 집에서 염불을 하거나 참선을 하거나 절을 할 때마다 벽지의 무늬를 보면서 자주 미소를 띤다. 벽지 속의 그림이 연꽃과 흡사하기도 하고 손발이 아주 많은 벌레와 같기도 한데 전체 모습은 눈과 입을 크게 벌리고 활짝 웃는 것 같은 형상으로 그것을 볼 때 마다 나의 입은 벌어지고 기분이 매우 좋다. 먼저 웃어야 뒤에 웃을 일이 생기고 또한 마음이 편해진다는 항간의 이야기를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관계에서 변한 것은 아내와의 사이에서 나도 모르게 화를 내거나 내 주장을 세우는 일이 없어진 것 같다. 오히려 아내가 인상을 써도 아무런 감정이 일어나지 않음을 보고 있다. 또 내가 미소 띤 얼굴을 자주하니 아내도 마음이 편해졌는지 나에게 가까이 오는 횟수가 늘고 있다. 나의 의견을 낼 때도 명령하는 식이 아닌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조금 바뀌었다. 예를 들면, 전에는 ‘본가에 먼저 가라. 내가 나중에 갈게.’ 였는데 요즘은 ‘어쩔래? 갈래?’ 하고 물었을 때 ‘오늘은 집에 있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하라.’는 식이다.

한편, 오랜 기간(약 10년) 매우 불편하게 지내던 같은과 동료 교수에게 일주일 동안 모두 여섯 번을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다가 결국에는 전화를 걸어 “저는 지난 일을 다 흘러 보내고 서로 편안하게 지내고 싶은데 교수님의 의사는 어떠하십니까?” 하고 물어 지금은 서로 편하게 잘 지내고 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이전보다는 훨씬 많이(?) 형성되었다. 예를 들면, 2학기 교육대학원 수업이 있는 첫날, 학생들이 모두 책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1학기의 연속이고 또 나의 평상시의 강의 방침을 알고 있는 학생들의 이러한 행동은 일종의 계획된 집단 반항의 표시이다. 학생들의 이런 행동에 대해 CPE 교육을 받기 전과는 달리 나의 표정은 웃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왜 책을 준비하지 않았느냐?” 하는 나의 질문에 학생들은 긴장된 얼굴을 하면서도 가벼운 미소를 띠고 말이 없다. “좋다. 그렇다면 수업을 하는 대신에 1학기에 나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고 제안을 하였다. 내가 제안을 하자마자 6명의 학생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실을 적나라하게 이야기를 했다.

 

여학생 1 : 제가 문제를 풀고 있는데 교수님께서 바로 제 뒤에서 “이기 바보가?” 하고 말씀 하셨어요. 마음이 좀 그랬어요.

나의 즉답 : 아이고 그랬나? 내가 지금 사과할게. 미안하다.

남학생 1 : 저는 4학년 총대할 때 한 번, 그리고 교수님 연구실에 문제 푼 것을 질문하러 갔을 때 한 번, 칠판에 문제를 잘못 풀었을 때 한 번, 모두 세 번에 걸쳐 교수님께서 고함을 치시고 꾸중을 심하게 하셔서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나의 답 : 어짜노? 내가 진짜 잘못했다. 미안하다. 그런데 너 지금은 장족의 발전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제?

남학생 1 : (웃으면서) 예. 그것은 그렇습니다. 사실 꾸중을 들은 후에야 열심히 했습니다.

여학생 2 : 저희들 1학기에 수업하는 날 거의 밥을 먹지 못했어요. 긴장이 되어서……. 하도 고함을 치시고 숙제도 많이 내시고 꾸중도 많이 하셔서…….

 

나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었다. 마지막에는 서로 함께 웃으면서 마음의 상처를 다 씻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사실, 고의로 고함을 지르고 꾸중 일변도의 수업을 하는 이유는 있다.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그룹을 지어서 수학문제를 풀고 발표를 하여 점검을 받아야만 학습의 효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학습을 느슨하게 하는 것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부드럽게 하면서 학습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교수법이 제일 좋겠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그것은 거의 불가능했었다. 하지만 이번 CPE교육을 통해서 지혜로운 방법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부드럽게 웃으면서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고도 학생들을 격려하면서 최대한의 학 습효과를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기대가 된다.

CPE그룹 안에서나 임상의 현장에서 또는 공동체 안에서 서운한 감정이나 분노가 일어나지 않았고, 미소 뛴 얼굴이 자연스럽게 유지되었지만,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그들의 비언어적 행동을 관찰하고 역동성을 읽는 것에는 소홀히 하였다. 특히 자식들에 대한 나의 욕심이 제거되지 않아 나의 삼업(三業)을 미리 보고 방지하는 능력은 만족할 만큼 발달하지 못했다. 예를 들면, 아직 딸아이에게는 욕심과 절망이 교차해서 그런지 맑은 미소가 나오지 않는다. 그 애에게 자연스럽게 편안한 웃음이 나오는 그날이 나의 목표가 완성되는 날일 것 같다. 또한 아직까지도 그룹원들의 비언어적 행동을 관찰하여 그들의 역동성을 읽고 표현하는 것에 매우 서툴다. 어떤 물건이나 혹은 상황[色]에 대해 서운한 감정이나 분노[受]가 일 어나면 그것을 즉시 알아차리고[싸띠, sati] 생각[想]이 아닌 감정[受, 느 낌]을 솔직하게 부드럽게 그리고 이성적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려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지금부터 그 점을 실천하는 데 최선을 다하여 관찰력과 표현력을 상승시킬 것이다.(2009. CPE 여름학기 참여후기)

 

이병수|경성대학교 수학과 교수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좀처럼 카메라를 내려놓지 않는다. 약속된 방송날짜, 방송시간에 반드시 프로그램을 송출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이다. 그 업계의 규칙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어라도 찍어서 무어라도 만들어야 하는 사람들이기에 호시탐탐 무언가를 담기 위해 늘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방송분량’을 어떻게든 카메라에 담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CJB 청주방송 창사11주년 특집 휴먼기획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만나다>를 촬영하기 위해 정토마을을 처음 찾았을 때도 당연히 우리 손에는 배터리가 가득 충전된 카메라가 두 대씩이나 들려 있었다.

하지만 카메라를 들고 찾아든 낯선 방송국 손님들에게 정토마을이 처음으로 베푼 것은 방송 분량이 될 법한 그 무언가가 아니었다. 마침 그날은 정토마을의 거실을 넓히는 공사를 하기 위해 거실의 짐을 밖으로 옮겨 나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우리는 바로 카메라를 내려놓고 무거운 짐들을 밖으로 나르는 일부터 해야만 했다. 초여름 날씨에 온몸이 구슬땀에 젖었다. 당시에는 적잖게 당황스러운 기분이었으나 그렇게 정토마을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 훗날 오히려 감사했다. 정토마을을 찾고 정토마을의 일상을 조금이라도 체험 하게 되는 이라면 그 누구라도 나의 이 감사하는 마음을 공감할 수 있으리라.

그날부터 시작해서 수 개월에 걸친 정토마을 취재를 끝낼 때까지 결국 우리의 카메라는 평소의 부지런을 별로 발휘하지 못했다. 우린 정토마을을 취재하고 촬영하기보다는 정토마을에있는 마지막 가는 이들의 아름다운 마지막 삶을 함께 살아보고자 했다. 카메라는 스위치 한번 제대로 켜지지 않은 채로 거실 한쪽 구석에 처박히기 일쑤였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로서 그런 무모함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정토마을의 환자들이 겪어내는 삶의 마지막 길이 결국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 하는 길이라는 깨달음 때문이었다. 취재의 대상이기보다는 함께 하고 함께 겪어야 할 대상이라는 생각이었다.

 

어느 날 정토마을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땅바닥을 기어가는 개미를 너무나도 환하고 천진난만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위암말기의 환자라는 사실을 접하고 난 뒤에도 그를 결코 환자로 대할 수 없었다. 건강하기도 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구만리인 나마저도 짓지 못할 그 환하고 천진난만한 표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표정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지금도 이따금 고민을 한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 나는 과연 그런 아름다운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일생을 살면서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리석음이 우리 삶의 필연적 배경 중 하나인 이상 수많은 실수를 짓고 남기면서 살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삶의 마지막에 이르러서 지나온 삶을 참으로 행복했던 시간들로 돌아보고 기억할 수 있다면 그 죽음은 슬픈 것만은 아닐 것이다. 정토마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에게서 가슴속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지나온 삶을 마치 소설에나 나올 법한 행복한 시간들이었다고 회고했다. 그의 지나온 삶이 과연 어떠했는지 낱낱이 알 수는 없었으나 편안한 표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들려줄 땐 사실 부러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인생의 목표라 해서 뭐 거창할 필요가 있겠는가. 죽음에 임박해서 나 참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회고해도 좋을 만큼 살아내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을 만하지는 않은가.

정토마을을 찾은 어떤 자원봉사자는 그를 만나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정토마을에서 조금 더 지내보면 그 눈물을 거둘 수 있으리라. 삶의 진실에 보다 가까워지고 행복의 비결과 만나는 기쁨에 점점 더 익숙해질 테니까 말이다. 나 역시 그를 보며 눈물지은 적 있었으나 그것은 그가 안쓰러워서가 아니라 그 아름다운 사람과 영원히 작별하는 것이 안타까워서였고, 그 아름다운 사람이 사랑했던 모든 것들과 영원히 작별을 고하며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정말이지 그 무엇이든 욕심낼 것이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 그걸 구별하지 못해 어리석고 삶이 아프다. 지혜롭게 잘 살고 싶은 마음이다. 빛깔 곱던 어느 가을날 그는 떠났다. 소원대로 극락에 갔으리라 믿는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결국 찾아든다. 누구나 무조건 겪게 된다. 그게 두려워서 대부분 자신의 삶에서 죽음이라는 것을 밀어내려고만 한다. 삶의 입장에서 볼 때 반드시 죽어야 한다는 것은 불편한 진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죽음이라는 것을 제대로 바라보아야 삶이 제대로 보인다. 삶은 준비할 틈이 주어지지 않은 채로 시작되지만 다행히도(?) 죽음은 준비하고 공부할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살기도 바쁜데 죽음을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가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운 죽음은 품질이 다르다. 또한 죽음을 배우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그 삶이 많이 남았던 짧게 남았던 관계없다. 나는 정토마을에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삶을 배웠다.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이 모여사는 호스피스 시설에서 삶을 배웠다니 이러한 기막힌 역설을 믿을 수 있을까.

지금도 정토마을 마당 어딘가에는 자그마한 개미가 기어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 개미를 바라보며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 바로 정토마을이다. 그 행복의 비결이 함께하는 곳이 바로 정토마을이다. 그 비결은 죽음을 바로 보고 바로 대하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록 삶이 바쁠지라도 정토마을에서 살아볼 일이다. 비록 늘 일손이 부족한 곳이지만 무언가를 도우려 발을 들여놓기보다는 그들의 마지막 삶을 함께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머물러 볼 일이다. 그 얼마 되지 않는 경험으로 모든 삶의 순간들이 행복해지는 기적이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분명 일생을 통해 삶이 아름답게 빛나는 순간들은 더욱 많아지리라. 참고로 작년 여름보다 넓어진 정토마을의 거실에는 새로 들여놓은 고화질 TV가 있다. 그 TV를 환자들과 함께 시청해볼 것을 추천한다. 부쩍 가까워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가슴에 담긴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정토마을을 나설 때는 마당 어디에선가 기어다니고 있을 개미 한 마리를 반드시 찾아볼 일이다. 그리고 이전과는 변화된 자신의 표정을 반드시 살필 것. 이쯤 되면 세상에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 어디 개미 한 마리뿐이겠는가.(재단법인 정토사관자재회 정토마을 계간지 2009. 여름호)


 

김한기|CJB 청주방송 프로듀서

※CJB 청주방송 창사 11주년 특집 휴먼기획, <호스피스 병동에서 삶을 만나다>(2008년 11월 28일 방영)로 한국PD연합회(회장 김영희)가 주는 제105회 이달의 PD상을 수상하였다.

 

http://www.jajae-hospital.com

 

정토마을자재요양병원

원무부장 채용 합니다... 직책 : 원무부장 2. 원무행정 경력자.. 2017.07.28

www.jajae-hospit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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