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불안과 걱정과 고통에서 벗어나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준비하거나 수행을 하거나 마음공부를 하기도 한다. 보다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해 각자가 판단하고 생각한 일들을 하게 된다. 곳간을 많이 채워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물질을 탐하고 모을 것이며, 명예가 있어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감투를 잡으려 할 것이고, 날씬해져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몸매를 가꿀 것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좋은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각자의 성품과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초기 수행공동체였던 그노시스(신지주의) 학파에서는 인간의 수준을 세 단계로 구분하였다. 육체적 인간, 정신적 인간, 영적 인간이 그것이다. 육체적 수준의 사람들은 주로 물질과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고, 정신적 수준의 사람들은 정신적인 행복과 즐거움을 추구하며, 영적 수준의 사람들은 종교적, 영적인 것을 추구한다고 했다. 천국에 이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영적 수준의 사람들이며 아래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영적인 단계에 이르러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주여! 주여! 하고 신을 찬탄하고 믿는다고 모든 사람이 천국에 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불교 유식학에도 인간의 수준(씨앗)을 다섯 단계로 구분하는 견해가 있다. 보살종성(菩薩種姓), 연각종성(緣覺種姓), 성문종성(聲聞種姓), 무성종성(無性種姓), 부정종성(不定種姓)이 그것이다. 이런 수준은 선천적인 것이어서 개개인의 업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각자의 수준에 따라 살아가는 모습도 다르고 추구하는 행복의 수준도 다를 것이다. 아래 단계의 중생들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수행이고 자기 성장이지만 통찰이 깊지 않다면 자신의 수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최근에 성립된 심리학의 영역 중에 긍정심리학이란 것이 있다. 2009년에 국제학회가 창설되었으니 이제 꼬박 10년이 된 짧은 역사를 지닌 학문 분야이지만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을 근본 목적으로 설립된 학회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긍정심리학은 현존하는 심리학이 인간의 심리적 문제를 파헤치고 또 그것을 해결하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큰 문제가 없는 사람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었느냐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한다. 과학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했으며 문학은 인간의 삶을 더욱 향기롭게 만들었고 경제학은 인간의 욕구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심리학은 인간의 삶에 어떤 기여를 하였는가? 
 현재의 심리학이 인간의 심리적 장애나 병리적인 측면, 그리고 취약한 부분에 대해 주로 연구해 왔다면, 긍정심리학은 인간의 긍정적인 측면 즉 강점이나 훌륭한 덕성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두고 있는 심리학이다. 긍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무엇이건 목표를 설정해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59세의 어느 유명 여자 가수는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하려고 매일 하루 3시간씩 연습을 하여 실제로 대회에 출전했다. 폐지를 줍는 경우에도 하루 또는 한 달의 목표량을 정한다든지 또는 일정 금액을 모아서 무엇을 하겠다는 목표를 가질 때, 일하는 의욕이 더 생기고 행복감도 더 느끼게 된다.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넘어야 할 산을 스스로 만들며 살아간다. 그들의 눈빛에는 생기가 돌고 그들의 삶은 항상 의미가 따르게 된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세월에 떠밀려서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세월을 헤치며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나는 어떤 목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스스로 한 번 쯤은 물어봄직하다. 
 둘째가 불필요한 비교를 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자기보다 앞서거나 잘사는 사람들과 비교하지 않고 살아간다. 현대인들은 비교하는 삶에 익숙하다. 오랜 경쟁으로 인해 그런 습성이 강화된 것이다. 그래서 항상 주변을 살피고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이 있는지에 관심을 두게 된다. 그것은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은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설정한 목표와 현재의 달성 정도를 비교한다. 즉, 타인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경쟁하는 것이다.  
 셋째는 행복한 사람들은 시련과 역경이 닥쳐도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것이다. 사건의 부정적인 측면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가급적이면 긍정적인 측면을 찾고 거기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사람들이다. 옛말에 ‘눈알이 빠져도 이만하길 다행이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대처하는 지혜이다.  
 불교에서는 행복에 이르는 근본적인 길을 ‘탐,진,치’ 삼독을 이기는 것이라고 한다. 욕망(탐심)은 고통의 근원이지만 욕망을 모두 없애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마음속을 깊이 들여다보면 남을 미워하는 욕망, 부질없고 허황된 것을 바라는 욕망, 도를 넘는 지나친 욕망도 대단히 많다. 그런 것들을 찾아서 극복하는 것이 행복한 삶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길이 될 것이다. 

 

김경일│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 주임교수

시린 계절이 아무리 머물고 싶어 해도
계절의 순환에 손들고 떠나듯,
여기저기 색색의 꽃들이 마음에 훈풍을 불어 넣습니다.
정토마을 가족과 민들레 후원가족 모두의 가정에
봄기운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_사전답사팀에서 송인영 올림

세계평화를 위하여 오체투지를 하며 기도하는 일행을 만나 발원이 꼭 성취되기를 기원드렸습니다.
정토마을 이사장 능행스님께서 라다크의 수행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학교를 방문하여 그들을 격려하고 물품을 전달하였습니다.

높은 고도와 추위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지만 약간의 설레임 속에 불편함 없는 본진 의료봉사를 위한 답사보고서 작성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서 인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십여 시간의 비행에 이어 국내선 라다크 행으로 갈아타고 잠시 시간이 흐른 후 시선을 창 밖으로 향하니 온통 설국이다.

매스컴에서만 보던 히말라야 그대로의 모습이다.

영토의 대부분이 해발 3,500이상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북인도 라다크 지방은 인도에 병합되기 전까진 티벳의 영토였기에 인도의 어느 한 지방이라기 보다는 티벳 본고장에 와있는 느낌을 다분히 받았다. 주민들의 사는 모습은 마치 우리나라의 70년대와 비슷해 보였으나 해발이 높고 대부분이 척박한 땅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며 일년 중 7개월이 겨울로 그 기간 동안은 항공을 제외한 다른 교통수단이 두절되는 지역이어서 다소 한가롭기까지 했다.

 

인간의 삶에 있어서 행복의 조건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물질이나 부가 아닌 마음으로부터 받는 위안, 즉 정해진 기준이 아닌 자신의 잣대로 바라보는 세상이 가장 행복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여 일정을 시작했다. 처처 부처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건 위대한 종교의 힘이었다. 온통 희디 흰 양털 솜을 뒤덮고 있는 히말라야산맥의 웅장함 언저리엔 험한 고행을 일상으로 삼고 사는 지역민들의 삶에 적지만 힘이 되어드리고 주민들은 물론 현지의 열악한 환경에서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하시는 스님들께도 잠시나마 건강을 챙겨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자 한다.

 

우리의 이런 자그마한 봉사가 우리 자신의 삶과 무관하지 않고 그 결과 자신의 삶은 물론 생각이 건강해진다는 진실이 우리 가슴속에 자리를 잡아가지 않나 생각한다. 라다크 의료봉사를 진행하면서 우리에게 큰 힘이 됨은 물론 현지에서 오로지 봉사정신 하나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초겔스님을 통해 진정한 자비심과 봉사를 보았으며 불심으로 이루어진 삶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사람존중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의료현실은 말 그대로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었다. 병원의 숫자도 열악하지만 1년에 7개월 정도가 눈 덮인 겨울인 관계로 이동이 힘들며 거주지가 밀집하지 않고 산개해있어서 병원을 찾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이 힘들어 보였다.

주민들이 밀집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그나마 기본적인 의료가 유지되는 듯 보였으나 여타 지역은 교통이나 이동거리를 감안 하고 발생하는 진료비용을 생각하면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힘들어 보였다. 이번에 이루어지는 우리 정토마을의 국제의료봉사가 라다크의 낙후된 의료환경과 진료당사자는 물론 의료현실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을 가져보게 된다.

일정은 7월 8일부터 9박 10일에 걸쳐 이루어지게 되며 그 기간은 라다크 지방의 여름절기에 해당되어 그나마 일년 중 가장 생활이 활기찬 시기라고 한다.

의료봉사를 진행하면서 현지주민 및 진료환자에게 전할 수 있는 정토마을 가족님들의 정성어린 후원을 기다리며 정토마을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끝으로 마무리가 아름다운 의료봉사가 되기를 처처에 늘 같이 계시는 부처님께 기도한다.

 

‘사람은 사람이 사는 곳에서 살아야 하나보다’ 라는 어느 시인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단순히 시 한 줄의 의미가 아니라 사람이 사는 곳은 다 세상이구나 라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했으며 늘 자신만의 잣대로 정한 이상을 추구하는 우리네 삶을 다시 한 번 성찰하고 행복의 기준을 새롭게 각인한 답사였습니다.

 

출처 │재단법인 정토사관자재회 정토마을 계간지 2019년 봄호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