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었노라

불교 호스피스교육 2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정토마을 공동체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정토마을 공동체는 돌봄과 수행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의료와 교육으로 사회에 공헌하려는 비영리 단체다. 정토마을 공동체는 1988년 불교 봉사단체 ‘자비회’라는 15명의 봉사자로 시작하여 1989년 5월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호스피스활동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임종까지 동행 하는 호스피스 영적 돌봄은 전문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였고, 그리하여 4년 후 1993년 5월 아미타호스피스회를 창립하여 불교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불교전문 호스피스교육을 실시 하면서 현재까지 2,0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였다.

교육에 있어 정통이 있다는 것은 적어도 인기에 편승하지 않고 교육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도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때문에 불교 호스피스교육에 함께 했던 강사진, 진행요원, 수료생 모두 20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한 사람으로서 서로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교육생을 지지하러 방문한 선배는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었노라”고 회상에 잠긴 말을 간혹 남기고 간다. 그 순간의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은 듯하다.

 

Are you happy ?

불교호스피스를 처음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스피스=네가티브(부정적)로 인식한다. 죽음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한 지점이다.

불교 호스피스교육 20년 역사를 이끌어 오신 능행스님(정토마을 재단이사장)께서는 언제부터인가 대중들에게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하신다.

수없이 많은 환자들을 통해 죽음을 지켜보신 스님께서 행복하냐고 물으시면, 사람들은 멈칫 하는 모습을 보인다. 사람들은 “행복은 무지개 너머에 있다.”라는 보편적인 결론을 잘 알고 있지만 멈칫하게 되고 끝내는 다양한 답을 한다. 하지만, 죽음에 대해서는 불교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도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답하지 못한다.

2010년 11월, H 대학교에서 능행스님께서 ‘행복’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되었다. 그날 스님은 청년들에게 불교적 관점에서의 죽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강연 내용을 일부 요약하여 실어 보았다.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서 일시적이고 감상적인 관심만 보일 뿐 죽음을 대화의 주제로 삼는 것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며, 또 그런 주제를 입에 담는 것조차 민망한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무관심이 이미 죽음에 대해 확고하고 초연한 자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고 보기도 어렵다. 사람들이 죽음의 문제를 외면하는 이유는 죽음에 대해 초연하기 때문이 아니라 4층을 F층이라 부르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죽음은 부정이요, 금기로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죽음을 꺼리고 혐오하거나 죽음에 대한 언급조차 금기시 할 것이 아니라, 인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을 대비하는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하여 죽음에 대한 지식과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과 그 가족들을 돕는 방법 등을 가르쳐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죽음에 대한 교육은 노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 모두에게 해당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모두 죽음이란 바탕 위에 삶이란 집을 짓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과 동행하는 삶 위에 눈부신 빛이 있다. 이것은 자신의 삶에 스스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긍정적 사고의 관점이다.”(능행스님 강연 내용中)

 

강의가 끝나고 스님은 다시 청년들에게 물었다.

 

“행복하십니까?”

 

질문에 죽음이 배제되지 않기를 바라며 함께 강연장을 나왔다. 불교호스피스교육 20년 호스피스를 하고 있는 혹은 경험했던 우리에게 다시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행복하십니까?” 

 

[2013.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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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로 보는 호스피스교육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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