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아이들은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합니다. 외롭고 쓸쓸한 만큼 마음의 상처가 깊고 상처가 깊은 만큼 분노도 큽니다. 그런 상처받은 마음을 표현할 길 없어 때로는 주먹이 먼저 나가고 감정의 기복이 심해서 쉽게 좌절하거나 도리어 화를 내어 자신들의 아픔을 돌아봐 달라고 외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침에도 아무도 돌아보지 않고 쓰다듬어 주지 않을 때 아동들은 깊은 절망을 경험하곤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랬습니다. 모든 아동들이 그런 건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아동들이 가정에서 올바른 돌봄을 받지 못합니다. 특히 감정적인 아픔으로 인하여 자존감이 낮고 돌발적이고 거친 행동들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명상을 시작하기 전 아동들의 감정과 행동들이 서로 상반되게 나타났습니다. 마음으로는 관심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작 행동은 전형적인 문제아의 행동이 동반되는 아이러니의 연속이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선물같이 명상수업이 아이들에게 다가왔을 때 당황하는 아동들도 있었습니다. 친절하신 무진스님의 자애로운 미소 속에 진행된 명상수업.. 그 정숙한 분위기가 처음에는 무척 낯설고 어색했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이들은 마음을 비워가고 명상을 통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면서 낮았던 자존감이 변화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거칠고 남을 괴롭히는 것에 만족을 느끼던 아이들이 나 아닌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거친 행동들이 차츰차츰 부드럽고 유한 모습으로 바뀌는 것을 보았습니다. 명상을 통한 마음 다스리기가 아동들의 삶 속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쳐서 작은 변화지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게 되고 또 그동안 남에게 했던 행동 중 잘못되고 힘들게 했던 것을 반성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명상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자기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는 아동들도 있어 교사로서 무척 기뻤습니다. 아직 어린아이고 명상을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표현을 잘 못하는 아동들도 있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들에게 조금씩 변화가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센터에서 가장 폭력적이고 남을 많이 괴롭히고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렸던 대표적인 문제아동이 명상 수업 후 동생들을 부드럽게 대하고 말할 때 목소리가 많이 낮아지고 부드러워진 것을 보았습니다. 평소의 거친 행동과 남을 교묘하게 괴롭히고 상대방의 힘듦을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의 그 아동은 여러 번의 외부적 심리치료에도 별다른 변화의 모습이 없었는데 명상 수업을 통해 작게나마 변화가 일어난 것은 무척이나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앞으로 계속 진행될 명상 수업을 통해 이 아동이 얼마나 많은 변화의 시간을 가질지 무척 기대가 됩니다. 이기적인 아동이 아우르는 아동으로 변화되어가고, 표정이 어둡던 아동이 밝게 변해가고, 늘 불만 섞인 부정적인 말들을 하던 아동들도 명상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모습이 간혹 눈에 띄어 명상 수업을 하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아동들 입장에서나 교사의 입장에서나 무척 기쁩니다. 특히 명상시간에 아동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웃고 엉뚱한 행동을 할 때도 화 한번 내지 않으시고 늘 인자하신 미소로 아동들을 지도해주신 스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명상수업 인연을 지어주신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 명상수업 하는 날을 아이들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김경석│파랑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


위 글은 2015년, 명상수업 시범운행 후, 파랑지역아동센터 선생님께서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으로 보내주신 편지글 입니다.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에서는 2015년 부터 파랑지역아동센터 정서지원 명상지도 프로그램 지원 MOU협약 체결을 통한 명상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도법사 스님들은 모두 본 대학원의 재학, 졸업생으로,
2015년 무진스님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 2019년 현재는 도우스님께서 진행해주고 계십니다.

파랑지역아동센터 명상수업은 마하보디명상심리대학원과 NGO생명교육네트워크_공존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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